HIV 양성 판정을 받은 데릭 저먼이 가꾸던 던저네스의 정원을 배경으로 한 현대적 예수수난극. 원자력 발전소 근처 황야에 위치한 정원은 게이 커플이 순결한 사랑을 나누는 에덴 동산인 동시에 십자가의 수난을 짊어져야 하는 겟세마네 동산이다. 게이 주인공을 예수와 동일시한 정치적인 급진성 속에 푸르름, 하늘, 선명한 꽃이 아름답게 표현되고 있다. 차가운 죽음에 대한 나직한 탄식이 안타까운 여운을 남기는 한편 어딘가 밝음과 고요함이 깃들어 있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