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과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잇는 미국 문학의 기수 셔우드 앤더슨의 유명 단편 모음집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를 토대로 아주 자유롭게 빚어진, 실험적 장편 데뷔작. “괴상한 사람들에 관한 책”이라는 번역서 부제가 시사하듯, 별난 인물들의 별난 언행이 에피소드 구성으로 펼쳐진다. 인물, 사건 등의 별남 및 다층성 등에서 소설과 영화는 빼닮았으나 그 속내는 완전 딴판이다. 와인즈버그에서 시카고 하이츠로 공간적 배경을 바꿨을 뿐 아니라, 인물, 사건도 대거 축소․변화되었다. 더욱이 원작에 부재하는 초로의 작가가 화자로 설정되었다. 화자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 그의 상상 속에서 전개되는 상호 연관된 단편들은 영락없이 우리 네 삶의 축약판이다. 흑백 화면의 감각적 미장센이나 비 주류적 화법 등에서 영화는 ‘플래시 포워드’의 어떤 미래를 지시한다. 벌써부터 캐나다 출신 감독의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건 그래서다. 2006년 [세컨드 문]의 프로듀서로 부산을 방문한 적 있는 인디 영화인 이상훈이 프로듀서 및 촬영감독으로 참여했다. (전찬일)